괴물의 인권

 


 

 말로 표현하기조차 어려운 참혹한 성범죄가 일어났다. 그것도 아홉 살의 아이에게. 피의자는 틀림없는 개자식이며 동정의 여지가 없는 최악의 범죄자이다.

  그에게 할 수 있는 모든 복수를 하고 싶다.  저 파렴치한을 어떤 식으로든 의미로든 보호하는 인권이라는 명목의 법의 껍데기들이 가증스럽다. 저 괴물에게 감히 인권을 이야기는 것은 위선이 아닌가. 복수하자 인간이기를 포기한 저 괴물에게. 벌을 주고 추방하자. 거세를 하자. 그리고 우리 인간들끼리 평안히 살자. 분노는 정당하다. 이 같은 끔찍한 사건 앞에서는 분노하는 것이 너무나 마땅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러하듯 분노는 눈을
가린다.

 

  안타깝게도 저 50대 괴물은 아마도 인간이다. 게다가 우리와 같은 말을 쓰고 같은 밥을 먹으며 같은 농담을 하였을 한국인이다.
 괴물의 비인간성을 강조하고 분노하는 것은 편한 일이다. 고질라가 서울에 나타났다면 그를 겨냥해 미사일을 쏘든 독극물을 퍼붓든 죽여 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 괴물은 신체강탈자이다. 어디에서 어떻게 튀어 나와도 이상할 일이 아니다. 이미 이 사회에 수없이 침투되어 있다. 이웃일수도 심지어 가족일 수도 있다. 어쩌면 내 속에 이미 반쯤 자라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인간 같지 않는 놈에 대해서 인권을 이야기 하지 말란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인권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를 인권의 영역 밖으로 추방하는 순간 이 문제는 인간의 문제가 아닌것이 된다.  괴물을 잡자는 분노와 괴물을 죽이자는 구호만이 남는다. 수많은 사회의 모순을 저 범죄자에게 몽땅 던져 놓고 인간의 영역 밖으로 추방하면 안 된다. 저 괴물의 문제도 끝까지 인간의 문제로 안고 보아야 이 비극에 대해 작은 실마리라도 잡을 수 있다. 

 이번 사건이 특별히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범행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동에 대한, 여성에 대한 끔찍한 성폭력은 매일 매일 조용하고 평범하게 일어난다.  역시나 인간의 문제이다.

 

 사법부가 저 범죄자에게 정당한 형벌을 내리도록 관심을 갖는 것은 정당한 일이다. 많은 이들이 공감한 것처럼 법이 모자라면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엄격하게 만들자. 이런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책을 세우자.

 하지만 저 빌어먹을 인간 때문에 인류가 피를 흘려가며 이룩한 인권의 가치가 도매금으로 버려져서도 안 된다. 

 

저 인간을 위해가 아니라 어째든 인권의 가치를 끝까지 지켜야할 우리를 위해서다. 


by 더운날 | 2009/09/30 23:34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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